아프리카에서 시작되는 항공 전쟁…중국 C919가 노리는 진짜 목표
중국이 자체 개발한 중형 여객기 C919를 둘러싼 해석이 항공업계에서 엇갈리고 있다. 최근 프랑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항공안전청(EASA) 고위 관계자가 “C919가 유럽 형식 인증을 받기까지는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하자,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오히려 “빠르면 3년 후 유럽 하늘에 중국산 여객기가 등장할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단순한 기술 평가를 넘어, 글로벌 항공산업의 경쟁 구도가 바뀔 수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C919는 중국 상용항공기 제조사 코맥(COMAC)이 개발한 150석급 단일통로 여객기로, 보잉 737과 에어버스 A320 계열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기종이다. 2008년 개발에 착수해 2015년 첫 공개, 2023년 중국 내 상업 운항을 시작했다. 그동안 중국 내 노선에서 누적 운항 실적을 쌓아가며 안정성을 검증받는 단계에 있다.
외형적으로 C919는 ‘중국산’이라는 이유만으로 회의적인 시선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항공산업 내부에서는 보다 냉정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문 매체 분석에 따르면 C919의 월평균 운항 횟수와 회당 비행 시간은 동급 서방 항공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현재까지 대형 사고가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주목된다. 물론 국제 시장에서의 진정한 검증은 아직 남아 있지만, 최소한 “비행이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는 설득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 항공산업의 성장 배경을 살펴보면 이러한 변화는 예고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1950년대부터 소련 전투기 면허 생산을 통해 항공기 제조 기반을 다졌고, 1990년대에는 수호이 전투기 면허 생산을 계기로 기술력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후 군용과 민간 항공을 투트랙으로 육성하며, 대형 프로젝트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밀어붙였다. C919는 이 같은 장기 전략의 상징적인 결과물로 평가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인증 이후의 시장’이다. 만약 EASA 형식 인증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뿐 아니라 아프리카 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아프리카 다수 국가는 유럽 항공 규제 체계를 준용하고 있어, 유럽 인증은 곧바로 아프리카 진출의 발판이 된다. 여기에 중국이 이미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금융 지원을 통해 아프리카 각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C919의 확산 가능성은 결코 작지 않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C919의 진짜 의미는 성능 하나하나보다도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데 있다”며 “보잉과 에어버스의 양강 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금 단계에서 C919를 과소평가하거나, 반대로 과대평가하는 것 모두 위험하다”며 “국제 인증과 장거리 운항, 유지·보수 체계가 어떻게 자리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C919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한 기종의 성공 여부를 넘어, 항공산업의 지정학적 경쟁과 기술 패권 문제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중국산 여객기’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세계 하늘을 누비게 될지, 그 시점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을지도 모른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