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는 만석인데 적자?”…한국 LCC 업계, 확장 속 수익성 경고등

국내 항공시장이 겉보기에는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내부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항공 이용객 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상당수 LCC들의 실적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신규 항공사 파라타항공의 취항이 화제가 된 가운데, 업계 전반에서는 “지금 구조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업계 자료를 종합하면 2024년 기준 국내 주요 LCC들의 실적은 대부분 2023년 대비 후퇴했다. 제주항공은 2023년 약 1,600억 원대 영업이익에서 2024년에는 600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고, 진에어와 에어부산 역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 티웨이항공은 적자 전환했고, 이스타항공과 에어로케이는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과 에어프레미아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미주 노선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항공 수요 자체는 줄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 항공 이용객 수는 약 1억 명을 넘어서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에 근접했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된 이유로는 ‘초저가 경쟁’이 꼽힌다. LCC들은 일본·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편도 10만 원 이하 특가 항공권을 대량으로 풀며 좌석 점유율을 끌어올렸지만, 이는 곧바로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여기에 여행 트렌드 변화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물가 속에서 여행객들은 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여름철 폭염으로 일본·동남아 여행 수요가 분산되면서 성수기 효과도 약해졌다. 반면 외국인의 방한 관광은 급증했지만, 이들은 주로 대형항공사(FSC)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LCC 수익에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LCC들은 승무원 복지 축소, 현지 체류 없는 ‘퀵턴(Quick Turn)’ 운항 확대, 숙소 비용 절감 등 내부 비용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 안팎에서는 이러한 방식이 장기적으로 안전과 서비스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운항·객실 승무원의 피로 누적은 안전 문제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민감한 사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항공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시장 규모에 비해 LCC 수가 지나치게 많고, 단거리 노선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비행기를 띄울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무분별한 확장 경쟁보다는 노선 차별화와 중장거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취항한 파라타항공 역시 이러한 시장 환경 속에서 시험대에 올랐다. A330 광동체 항공기를 첫 기종으로 도입하며 차별화를 시도했지만, 향후 수익 모델을 어떻게 구축할지가 관건이다. 항공업계는 신규 항공사의 도전이 시장에 활력을 주는 동시에, 과열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양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평가한다.

항공 수요는 회복됐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역설적인 상황. 한국 LCC 업계가 생존과 성장을 동시에 이루기 위해서는 ‘싸게 많이’가 아닌 ‘지속 가능한 경쟁력’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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