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인공지능 활용 능력이 업무 역량의 핵심 지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AI를 쓰지 않는 직원이 ‘능력 부족’으로 평가받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기술 격차와 조직 내 불평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기업 현장에서 인공지능(AI) 활용 여부가 직원 평가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형 IT기업뿐 아니라 제조·금융·미디어 등 다양한 업종에서 AI를 이용한 문서 작성, 데이터 분석, 기획 업무가 일상화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는 직원은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한 글로벌 컨설팅사의 내부 보고서에 따르면, 사무직 종사자 중 AI 도구를 활용한 직원의 업무 처리 속도는 평균 43% 빠르며, 오류율은 27% 낮았다. 이러한 수치가 인사평가와 승진 심사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직원은 ‘AI 사용이 곧 생산성’이라는 압박을 느끼고 있다.
문제는 AI 비활용 직원이 단순히 속도가 느린 수준을 넘어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프로젝트 배정 단계에서 AI 활용 숙련도를 기준으로 인력을 분류하거나, 신규 채용 과정에서 ‘AI 툴 경험’을 필수 항목으로 명시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기술 활용 역량’과 ‘직무 전문성’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인사·조직 전문가 김 모 교수는 “AI는 업무를 보조하는 도구일 뿐이며, 모든 직무에서 무조건적인 사용이 적합한 것은 아니다”라며 “AI 비활용 인력을 무능력으로 단정하는 것은 조직 다양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AI 도입 속도와 개인 학습 능력의 차이로 인해 기술 격차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경력·연령·부서 특성에 따라 AI 적응 속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이 차이가 그대로 평가 불이익으로 이어지면 조직 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일부 기업은 AI 활용 교육과 실습 프로그램을 전 직원 대상으로 의무화하고, 평가 기준을 세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궁극적으로 AI 활용 여부를 역량의 절대 기준으로 삼는 것은 장기적으로 조직 생산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AI 활용 능력을 장려하되, 이를 직무 성과와 균형 있게 평가하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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