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숫자 잘못 쓰면… 최종 책임은 어디로 향하나?

기업들이 재무관리와 회계업무에 인공지능(AI)을 적극 도입하면서, ‘AI가 만든 회계자료가 틀렸을 때 책임은 누가 지는가?’라는 새로운 법적·윤리적 논쟁이 부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AI 기반 회계 분석 도구를 사용하다 오류로 인한 재무제표 왜곡, 세금 과다납부, 투자 손실 등의 사건이 보고되면서 관심이 쏠린다.

AI 회계의 확산과 장점

클라우드 회계 시스템과 AI 분석 엔진이 결합되면서, 회계 데이터 입력·분류·분석 속도는 비약적으로 향상됐다.
AI는 전표 입력 자동화, 세금 계산, 이상 거래 탐지 등 반복 업무에서 높은 정확도와 효율성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 회계 솔루션 도입이 확산 중이며, 일부 기업은 연간 회계 인력 비용의 30% 이상을 절감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정확성’은 여전히 위험 요소

문제는 AI가 항상 맞는 판단을 내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 거래 분류 오류: 해외 매출을 국내 매출로 잘못 분류
  • 세율 적용 착오: 최신 세법 변경을 반영하지 못해 과다 또는 과소 세금 산출
  • 데이터셋 편향: 과거 거래 패턴에 치우친 판단으로 예외 상황을 인식 못함

이런 오류가 발생하면 재무제표 왜곡 → 회계감사 적발 → 과징금·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법적 책임, 어떻게 나뉘나?

현재 한국 상법·세법·회계기준에는 ‘AI 회계시스템의 오류’에 대한 명확한 책임 규정이 없다.
다만, 일반적인 법리와 기존 판례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다.

  1. 기업(사용자)
    • AI는 ‘도구’이므로, 최종 보고서 제출 책임은 기업 경영진 및 담당 회계사에게 있음.
    • 상법상 ‘성실·충실 의무’를 다하지 못하면 이사회·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민사·형사 책임 가능.
  2. AI 솔루션 제공사
    • 계약서에 ‘오류 발생 시 책임 범위’가 명시돼 있다면, 개발사도 일부 손해배상 책임 가능.
    • 하지만 대부분의 SaaS 계약서에는 **“결과의 정확성 보장 불가”**라는 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음.
  3. 외부 회계법인
    • AI 분석 자료를 근거로 감사 보고서를 작성했더라도, 감사인이 사실 확인을 소홀히 했다면 회계사법상 징계·손해배상 가능.

해외 사례

  • 미국: 2023년, 한 제조기업이 AI 회계 소프트웨어 오류로 1,200만 달러 과세를 당하자, 소프트웨어 제공사를 상대로 소송 제기. 그러나 계약서의 면책 조항으로 대부분 기각.
  • EU: 2025년 발효되는 AI Act에서는 ‘고위험 AI 시스템’에 회계·재무 분석 AI를 포함, 오류 발생 시 개발사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는 조항 신설.

“AI 회계시스템을 쓰더라도, 기업이 내부 검증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으면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도입 계약 시 면책 조항, 업데이트 의무, 데이터 검증 방법 등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계사 A씨도

“AI가 숫자를 맞히는 게 아니라 ‘패턴에 따른 추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의 이중 체크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

국내에서도 AI 회계 오류에 따른 책임 범위를 명확히 하는 입법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AI 신뢰성 인증제 도입을 검토 중이며, 한국공인회계사회(KICPA)도 AI 감사·회계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AI는 회계업무에서 강력한 도구지만 ‘마지막 책임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기업은 AI의 편의성에 의존하는 만큼, 오류 감지와 검증 체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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