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 업무 사라지자 사무직부터 타격… ‘AI 해고’ 현실화
“AI는 수단일 뿐… 문제는 사람이었다” 내부 증언도
GPT를 사내 시스템에 도입한 중견 IT기업이 6개월 만에 인력의 절반을 감축했다. 반복 업무를 자동화한 결과였지만, 직원들은 “일보다 먼저 사라졌다”고 말했다.
GPT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가 본격화되면서 실제로 ‘사람이 줄어드는’ 사례가 현실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내 한 중견 IT 서비스 기업은 GPT API 기반 자동화 솔루션을 내부 시스템에 탑재한 뒤, 불과 6개월 만에 사무직 인력의 절반을 구조조정했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은 부서는 보고서 작성, 자료 요약, 회의록 정리, 메일 작성, 고객 응대 등의 작업을 담당하던 지원부서였다. GPT는 직원 3명이 하루 종일 하던 보고서 초안 작성 작업을 단 1초 만에 처리했고, 자료 분류나 문장 다듬기 작업도 대부분 대체했다.
회사 관계자는 “AI 도입 초반에는 ‘보조 수단’으로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보다 빠르고 일관되게 결과를 내는 AI를 더 활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효율화가 아닌, ‘직무 자체의 실종’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사무직 업무 중 ‘사고보다 절차가 중심이 되는’ 영역부터 AI에 의한 침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GPT는 명령어 몇 줄로 일괄 처리 가능한 업무를 중심으로 우선 도입됐다. 예를 들어, 특정 키워드를 기반으로 시장 보고서를 자동 생성하거나, 과거 회의록을 바탕으로 요약 보고서를 만드는 작업이 GPT에 의해 처리된다.

일부 팀은 매뉴얼 정리·고객 응대 문구 템플릿 생성·SNS 댓글 분류 등 업무 전반이 대체됐다. 문제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인력이 남는다’는 인식이 경영진에서 자리 잡았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한 전 직원은 “AI는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도구를 쓰는 사람보다 도구 자체가 우선이 됐다”고 토로했다.
AI 도입을 준비 중인 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직무 전환 계획’ 없이 단순히 자동화만 추진할 경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GPT와 같은 생성형 AI는 단순히 입력을 기반으로 문서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 인력의 작업 흐름까지 분석·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AI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AI로 누구를 대체할 수 있나’가 아니라, ‘AI가 등장했을 때 인간이 어떤 역할로 옮겨가야 하나’에 대한 설계”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AI와 공존하는 조직 설계’를 위한 HITL(Human In The Loop) 구조 도입을 제안한다. 이는 중요한 판단에는 인간의 개입이 포함되는 형태로, AI의 전면 대체를 막고 지속 가능한 업무 구조를 설계하는 방안이다.
AI는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 되는 시대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그 기술이 들어왔을 때 사람의 자리를 어떻게 다시 설계하느냐다. 단순 자동화는 인력 감축을 불러오지만, 인간 중심 재설계를 병행한다면 AI는 경쟁이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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